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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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집에서 쫓겨날뻔 했습니다

직장에서 성공하기/가정과 행복
 

불편한 동거


요즘 우리집 이슈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것과 아파트내에서 병아리를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어느덧 병아리는 무럭무럭 자라서 제법 등치도 커졌습니다. 제가 시시때때로 잡아다주는 지렁이 때문에 얼마나 건강한지 어린이날 공짜로 받은 병아리는 거의 1주일이면 죽는다는데 이 병아리는 전혀 죽음과는 무관한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야 당연히 병아리가 건강하게 여름까지 자랐으면 합니다.ㅋㅋㅋ(울 애들이 벌써부터 난리입니다)  "아빠, 나중에 병아리 닭 돼서 잡아먹는 순간 우리 집나가는 날인줄 알아" 하고 엄포를 놓는답니다. 그렇지만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제가  나중에 꿀꺽 할 생각은 절대로 없습니다 ^^

이렇게 병아리와 함께 살게 된게 벌써 한달이 넘어갑니다.  제 아들과 딸은 매일아침 일어나면 병아리집(큰 종이박스)으로 뛰어갑니다. 그리고 바로 품에 안습니다. 제 처는 병아리 키우는것을 싫어했지만 애들이 좋아해서 어쩔수 없이 용납하고 있답니다. 물론 저도 동물들을 엄청 좋아합니다만 처가 싫어하기 때문에 병아리 좋아하는 내색은 안하고 지렁이만 열심히 잡아다 준답니다. 참고로 거의 죽어가는 사람에게 지렁를  삶아 먹였더니 살아났다는 전설이 있더라구요.


대형사고 발생


어느날 휴일 오후, 드디어 일이 터졌습니다.  제가 몸이 요즘 여름철이라 허약해져서 처가 소의 사골을 사왔습니다. 그리고  모임이 있어서 나가면서 "여보 이거 사골 있자나 앞으로 딱 20분 후에 불꺼야 돼!  잊지마세요" 그리고 딸에게도 똑같이 당부를 하였습니다. 원래 제가 좀 깜빡깜빡 하거든요. 저는 와이프가 나가자 마자 컴에 앉아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와이프가 있을 때는 하루종일 컴에 앉아 있다고 잔소리를 하거든요. 한참 블로그에 빠져 있다가 화장실을 가기위해 거실에 나오는순간 발견한 장면!!! 글쎄  우리딸이 병아리와 뽀뽀를!! 그건 뽀뽀가 아니고 입에 밥을 넣고 그것을 병아리에게 쪼아먹으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그걸 말렸어야죠. 전 말릴새도 없이 카메라를 찼았습니다. 그리고 찰칵찰칵... 좋은 포스팅 거리거든요^^;;;. 만약 와이프가 있었다면 딸이 절대 그럴수가 없죠. 딸도 엄마가 없는틈을 타서 병아리밥을 준다고 글쎄 입에다가 닭모이를 !!! 우리딸의 병아리 사랑은 도가 지나치기도 하죠~


                                                             닭에게 모이를 입으로 주고있는 딸


                                                    모이를 태연하게 입에서 쪼아먹는 병아리


그리고 딸애게 " 얘야 잘 안찍혔으니까 한번만 더해봐라"하고 포즈까지 요구했답니다. 사진을 찍고나서는 호통을 좀 쳤죠. 조류독감이니 뭐니 하면서요 ㅋㅋㅋ. 실은 딸과 저는 거의 같은 성격이랍니다(좀 털털하고 낙천적이고 꼼꼼하지 못하는) 그리고 전 다시 컴퓨터에 가서 블로그를 열심해 했습니다. 그때 딸애의 놀란소리 "아빠 큰일났어! 엄마가 아까 나가면서 불끄라고 했는데 안껐자나 다 타버렸어"  허걱!!!!!!!! 전 갑자기 숨이 막혀왔습니다. 바로 부억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내용물을 확인하는 순간!  기절할뻔 했습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소 사골뼈와 씨꺼먼 국물


아주 사골이 구워지다 못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제가 블로그하면서 시끄러우면 글쓰는데 지장이 있어서 문을 꼭 닫고 하는통에 타는 냄새를 못맡았던 것입니다. 이를 어찌하지.....딸고 함께 상의 했습니다. "어떻게 하지?"  " 아빠 냄비를 깨끗이 닦고 사골을 물로 행궈서 다시 끓어놓으면 안돼? "   냄비는 닦아서 처가 모르게 할수는 있지만 다 타버린 사골을 물로 행군다고 될일이 아니였습니다.  저와 딸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래도 다행


그 후 몇시간 후 제 처가 들어왔습니다. 들어오자 마자 하는말 " 여보 이게 무슨냄새야?  뭐가 탔어? 설마 사골 태운건 아니지?" 전 사실대로 고백했습니다. 난 방에서 컴하고 딸은 병아리하고 제방에서 병아리와 뽀뽀하고 놀다가 그만..." "뭐 다 태웠어?" ....그 뒤로 저와 우리딸이 들은 잔소리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실은 둘 다 집에서 안쫓겨난걸 다행으로 생각 한답니다. 블로그가 뭔지 40세때 발을 들여놓고 별일이 다 생기네요. 그나 사골국물을 이 여름 잘보내기 위해 꼭 먹어야 되는데 그이야기 꺼냈다가는 또 한소리 들을것 같아서 아직은 꾹참고 있는 중이랍니다.^^*